몽골 현지 시각 5월 31일 일요일 저녁! 올해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강타한 지 장장 5개월째다. 현재, 지구촌 확진자는 613만명대, 대한민국은 11,000명대, 몽골은 179명이다. 이제 내일이면 6월 1일 월요일이 되고 비상 사태는 6개월째로 접어 들게 된다.

몽골 현지의 누적 179명의 확진자들 중 90 퍼센트 이상이 몽골 국적의 러시아 유학생들이다. 중국 쪽이 아니라 러시아 쪽에서 들어오는게 주목할 점이나, 모두 격리 조치됐기 때문에 몽골 현지에서의 사회적 감염은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그동안,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약 35년 간 이어진 일제 강점기(日帝强占期, 1910. 08. 29~1945. 08. 15)라는 암흑 시대도 견뎌냈는데, 이까짓 몇 개월 못 견딜까!" 하는 심정이었다. 한민족의 반만년(5,000년) 역사에 비하면 이것은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일 뿐일 터이다.


☞환웅(桓雄)=>한민족 신화에 따르면, 곰이 아니라, 하늘의 신 환인(桓因)의 아들로서 지상에 내려온 천손(天孫)이다. 고조선 제1대 임금 단군왕검의 아버지로 전해지는 신화 상의 인물로, 단웅(檀雄) 또는 신웅(神雄)이라고도 한다. 고조선이 세워지기 전에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을 이롭게 게 한다)의 뜻을 펴려 하늘에서 내려와 신시를 세우고(혹은 열고) 단군을 낳았다고 한다. 하늘에서 무리 3,000명과 풍백(바람의 신)-우사(비의 신)-운사(구름의 신)를 이끌고 신단수에 내려와 신시를 세우고, 곰에서 인간으로 변한 웅녀(熊女)와 결혼해 아들인 단군왕검이 탄생한다. '삼국유사', '제왕운기' 등에 환웅과 단군왕검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며, 일반적으로 '삼국유사'의 기록이 널리 알려져 있다. 요컨대, 환웅은 단군의 아버지이며, 신화 상으로는 실질적으로 고조선을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일제강점기였던 지난 1910년대에 일제의 탄압을 피해 몽골 현지에서 독립 운동가로서 몽골 국민들에게 근대적 의술을 펼쳤던 이태준 선생을 떠올리며 위로를 삼는다. 지난 1883년 11월 21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출생으로서,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의 경력을 가진 인물인 이태준 선생은 연세대 의대 전신인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을 거쳐 지난 1914년 몽골로 이주해, 몽골 현지에 동의의국이라는 병원을 열었다. 병원 개원 이후 몽골인 치료에 힘쓴 결과, 몽골인들로부터 ‘하늘이 내린 의사’로 불릴 만큼 몽골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몽골 한인회(회장 국중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속 진단 키트(항원 검사용 100명분과 항체 검사용 100명분)을 구입해 몽골 한인 동포들 보호에 나선 모양이다. 혹시 모를 지역 감염자 발생 시 한인 동포들 중에서 감염 증상자가 발생하면 몽골 병원에 가기 전에 신속 진단 키트로 검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 대응 단계는 이러하다. "한인 응급 구조 센터로 전화를 한다=>전화를 통해 한국어로 증상을 설명하고 조치를 받는다=>코로나19 유증상이라 판단 시 몽골한인회 구입 신속 진단 키트로 검사한다=>신속 진단 키트 검사에서 감염 판정이 나오면 몽골 전염병 센터에 격리되어 PCR 검사(1983년 Kary Mullis에 의해서 고안된 중합 효소 연쇄 반응이며, 유전 물질을 조작하여 실험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 적용하는 검사법으로, 검출을 원하는 특정 표적 유전 물질을 증폭하는 방법)를 받는다=>차후는 몽골 보건부의 방역 규칙에 따라 조치된다."

정작, 문제는 몽골의 국가 비상대책위원회가 몽골을 오가는 항공기 전 노선, 국제 열차 운행을 오는 6월 30일까지 전면 중지해 놓은 상태이기에 몽골 한인 동포들이 고국과의 물리적인 접촉이 완전히 막힌 상태라는 점이다. 경조사가 있을 경우에도, 특히 상(喪)을 당해도, 몽골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통이다. 현직 한인회장, L 전직 한인회장이 2개월 간격으로 둘 다 빙모상(聘母喪)을 당했는데도 몽골에 묶여 꼼짝 할 수 없었다. 참으로 통곡, 통탄할 일이다. 하지만, 이게 어디 몽골 현지만의 답답한 상황이리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때려잡기까지는 감내할 수밖에 없을 터이다. 다시 쓰거니와, 우리 조상들은 암흑 같았던 일제 강점기(日帝强占期, 1910. 08. 29~1945. 08. 15)를 견뎌냈거늘, 이까짓 몇 개월 못 견딜까! 설령, 해를 넘긴다 해도, 한민족의 반만년(5,000년) 역사에 비하면, 이것은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일 뿐일 터이니까.

[한국의 시(詩)]나비(Butterfly)!

글 : 윤곤강(尹崑崗, 1911~1949)
발 췌 : Alex E. KANG

비바람 험살궂게 거쳐 간 추녀 밑
날개 찢어진 늙은 호랑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에 맥(脈)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울손 화려한 춤 재주
한 옛날의 꿈 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무녀(舞女)처럼 나비는 한숨 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몽골 정부가, 지난 5월 29일 금요일 정오, 국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6월 한 달 동안, 외국으로 나가는 임시 항공 편을 총 8회(한국-몽골 간 항공편 2회 포함) 운항하기로 결정했다는 브리핑을 내보냈다. 한국 행 임시 항공기는 6월 17일과 18일로 예정돼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고국 방문 계획을 접었다. 현재 몽골 캠퍼스 방학 중이라 고국 방문이 가능하긴 하나, 9월 개강에 맞춰 몽골로 복귀하는 즉시 몽골 현지에서 몇 주 간의 격리 상태에 처해져 아무 일도 못하게 되는 산 송장이 될 상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집에서는 내 고국 방문을 고대하고 있긴 하나 어쩌겠는가? 내가 사증 없이 지구촌을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새[鳥]도 아니고....해마다 여름이면 고국 방문 때마다 정밀 건강 진단 검사를 받곤 했으나, 올해는 건너 뛰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저러나 몽골 요즘 날씨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 며칠 전 빗방울이 좀 떨어지는가 싶더니 날씨가 3-4월로 다시 돌아간 듯하다. 심적으로 고달파서인가? 뜨거운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아도 아침 저녁으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를 당최 모르겠다. 6월에는 좀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