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 말일입니다. 오늘 고국은 휴일(=부처님오신날)이라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갑갑한 몽골의 봄날이 지나갑니다. 화끈한 봄비를 그토록 기다렸건만 몽골 현지의 4월은 이렇게 마감되고야 마는군요.




오늘 4월 30일 현재 몽골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38명입니다. 확진자들이 거의 중국 쪽이 아닌 러시아 쪽에서 들어온 유입 환자들인데, 모두 격리 조치 됐기에 그나마 몽골 현지 확산은 없는 상태이며, 몽골 한인 동포들 중 감염자도 역시 없습니다. 4월이 가면 5월이고 이제 초여름인데 아무래도 뭔가 손해 본 느낌입니다.

리바이(李白=Li Bai, 701 ~ 762)
燕草如碧絲(연초여벽사)
[연나라의 풀은 녹색 실 같고]
秦桑低綠枝(진상저록지)
[진나라의 뽕나무는 푸른 가지를 드리웠지요 ]
當君懷歸日(당군회귀일)
[당신이 돌아가리라 생각하시는 날]
是妾斷腸時(시첩단장시)
[그때가 바로 이 계집의 애간장이 끊어지는 순간이에요]
春風不相識(춘풍불상식)
[봄바람은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
何事入羅위(하사입나위)
[어찌하여 제 비단 휘장을 들추고 제 방으로 들어오려는지요!]

몽골 각급 학교의 2019-2020학년도 제2학기 학사 일정이 지난 1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강의로 5월 초까지 진행되는데, 다음 주 학년말 시험이 치러지면 학사 일정이 모두 종료됩니다. 애제자들 얼굴 한 번 못 본 채 이렇게 학기가 종료되기는 지난 1992년 몽골 입국 이래 사상 처음입니다. 제가 살아 있는지, 죽어버렸는지 정말로 헷갈리는 2020년의 4월 말일입니다.


현재 몽골국가비상대책위원회는 몽골 현지 각급 학교 휴교 조치를 오는 9월 1일까지 연장한 상태인데요. 현재로서는, 몽골 각급 학교 학생들은 여름방학 후인 오는 9월 1일부터 2020-2021학년도 제1학기 개강에 들어가게 됩니다.


내일이면 2020년의 5월의 첫날이 밀물처럼 밀려들겠죠. 어디론가 길을 뜨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참으로 괴롭고 쓰라린 2020년의 일상입니다. 먼훗날 저는 이 2020년의 이 상황을 어떻게 추억하게 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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