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되고 처음 맞은 첫토요일! 아마, 내가 고국에 있었더라면, 오늘 같은 날은 종로로 나가서 영화 한 편 봤거나, 아니면 고속도로로 내달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피로에 지친 심신을 식혔으리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보면서 요즘 자주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해바라기 밭을 떠올린다. 하여, 며칠 전부터 소피아 로렌 주연의 이탈리아-프랑스-소련 합작 영화 "Sunflower"(1970)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을 주야장천(晝夜長川) 듣고 있다. 왜냐. 이 영화의 배경이 우크라이나(Ukraine)였으니까! 이 영화의 출시 연도는 1970년도이었으되, 대한민국에서 상영된 때는 12년이 흐른 지난 1982년 11월이었다.


솔직히, 나는, "영화 제목이 왜 해바라기?"이며, "영화 장면에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이 왜 등장해야 하는지?"의 곡절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마, 제2차 세계 대전 때 전사한 소련군-독일군-이탈리아군의 유해들이 해바라기 밭 안에 있는 묘지 아래에 묻혀 있다는 점에서 보면, "소피아 로렌이 옛소련에서 실종된 남편과의 해후를 얼마나 열망하고 있었는가가 부각돼야 이 영화가 산다!"라는 개념이 영화 감독의 뇌리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탈리아-프랑스-소련 합작 영화 "Sunflower"(1970)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Track)

아시는지. 해마다 지구촌에서는 47,347,175 톤의 해바라기가 생산되고 있고, 우크라이나가 연간 13,626,890 톤의 생산량으로 세계 제1위 해바라기 생산국이라는 걸! 세계 제2위는 러시아(3위는 아르헨티나, 4위는 중국, 5위는 루마니아)로서 연간 11,010,197 톤의 생산국이며, 요컨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전체 해바라기의 50% 이상을 생산한다는 얘기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해바라기 생산국이 아니다.

제5공화국 시절의 1980년대는 냉전 시대였기에,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남녀 간의 흔하디 흔한 애정 상황 전개에 관심을 두기는커녕, 오히려 나는 그동안 정부의 엄금으로 절대로 보고 들을 수 없었던 옛소련 풍경 감상과 간간이 들리는 옛소련 국민들의 러시아어 발음 청취에 열을 올렸었다. 옛소련 우크라이나(독립 이전) 마을 아이들의 몸놀림과 열차 정거장과 열차 안의 내부 풍경도 열심히 눈에 담았었다.

돌이켜 보면, 이 영화를 보면서 옛소련 국민들의 공용어 "러시아어를 꼭 구사하고 싶다!"던 내 소원은 1990년대가 오기 전에 결실(몽골어보다 러시아어를 먼저 익힘)을 맺었고, "옛소련 열차를 타 보고 싶다!"던 내 바람은 1993년에 몽골에서 실현됐으며, 옛소련 영토 진입은 러시아로 국명 변경 이후인 1994년에 비로소 이뤄졌다.

기회가 된 김에, 이탈리아-프랑스-소련 합작 영화인 소피아 로렌 주연의 "Sunflower"(1970) 스토리를 요약해 올려 놓는다.

[이탈리아-프랑스-소련 합작 영화] 소피아 로렌 주연의 "Sunflower"(1970) 스토리 요약 해설

▲소피아 로렌, 2차 대전 때 실종된 남편 찾아 이탈리아에서 옛소련 우크라이나(독립 이전)로 날아가다

▲소피아 로렌, 2차 대전 때 실종된 남편이 옛소련 우크라이나(독립 이전) 여자의 남편이 됐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다

▲소피아 로렌, 옛소련 우크라이나(독립 이전) 시골 정거장에서 남편과의 조우를 스스로 거부하고 열차에 오르다!

다시 쓰거니와 3월이 시작되고 처음 맞은 첫토요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과 소련군 전체 400만명이 무력으로 맞붙었던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오면 나는 모스크바를 거쳐 우크라이나 도시에 취재 차 입성할 터이다. 몽골은 국제열차로 북쪽의 러시아, 남쪽의 중국과 연결된다. 마음만 먹으면 국제열차로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리고 열차를 타고 한적한 우크라이나 마을에 들러 해바라기 밭을 둘러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묘지 밑에 묻혀 있는 이탈리아, 독일, 소련 국적의 병사들에게 물을 것이다! "인생 선배들이여! 그대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 광활한 해바라기 안 묘지 밑에 말도 없이 누워 있느뇨? 이렇게 덧없이 죽어 나자빠지려고 기를 쓰고 공부했더냐? 응답하라! 1945!" 아아, 부질없는 인생이여! 그야말로 처연한 심정의 3월이 시작되고 처음 맞은 첫토요일 오후다!

© 2015 alexalex in Alex Kang's Mongolia News알렉스 강의 몽골 현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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