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현지의 2013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오늘 28일 토요일 하루만 출근하면 이젠 몽골인문대학교(UHM=University of the Humanities in Mongolia, 총장 베. 촐론도르지=B. Chuluundorj)의 2013-2014학년도 1학기의 모든 여정이 마무리됩니다.


사실, 지난 12월 13일 금요일에 몽골인문대학교(UHM)의 2013-2014학년도 1학기가 끝나긴 했습니다만, 그 뒤 2주 동안 1학기말 시험 출제 및 감독, 학점 산출 및 교학처 웹사이트 입력, 1학기 강의 진행 및 결산표 작성 후 교학처 제출, 1학년 재학생 실력 평가 토피크 시험 감독, 학과 다른 교수 30% 학점 점수 산출 시험 감독 등으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이 과학기술 용어 한-몽 번역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제 오늘 28일 토요일 오후에 몽골인문대학교 대학원(Graduate School, 대학원장 체. 제기마=Ch. Zegiimaa)이 운영하는 학사 편입 저녁 과정(Evening Class) 마지막 강의만 잘 마무리하고, 학기말 시험을 시행한 뒤, 제가 산출한 학점을 대학원 사무실에 넘기면 그때부터 저는 내년 2014년 1월말까지 자유의 몸이 됩니다.

지난 26일 목요일에 대학원(Graduate School) 학사 편입 저녁 과정(Evening Class) 강의 때문에 대학 캠퍼스 안에 있었는데, 어느 묘령의 몽골 여인이 반갑게 아는 척을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몇 년 전에 졸업한 대학원 학사 편입 저녁 과정(Evening Class) 여애(愛)제자였습니다. "아니, 이게 누구야? 너 뭉군졸(Mungunzul=Мөнгөнзул) 아니냐?"했더니, 이 여애(愛)제자가 깜짝 놀라는 거였습니다. 요컨대, 제자들이 한 두 명이 아닌데다가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제가 자기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감격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몽골 제자들 이름이 긴 것은 맞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 이름이 석 자인 것에 비해 몽골 제자들 이름은 길기도 하거니와 또한 발음이 힘듭니다. 하지만, 어찌 제가 제자들 이름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 여애(愛)제자는 현역 간호사입니다.

얘기를 들어 보니 그 사이에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서울을 다녀왔고, 아울러 아들을 출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출산 이후의 부기가 아직도 빠지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 오른쪽)가 애(愛)제자 뭉군졸(Mungunzul=Мөнгөнзул, 가운데)과 같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은 체. 뭉흐울지(Ts. Munkh-Ulzii) 교수이다.


혹시나, 한국어 추천서를 부탁하러 찾아 왔나 해서 '모교 방문 용건이 뭐냐?'를 물었더니, '그냥 연말이라서 교수님께 안부 여쭈러 왔다'고 하였습니다.

이 여애(愛)제자는 제게 빈 손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비타민 드링크제하고, 박카스 드링크제를 챙겨 왔습니다. "오호! 아니 이 여애(愛)제자가 이런 고운 심성을 가졌던가?" 그야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말이 쉽지 졸업 이후에 은사 찾아뵙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여기는 대한민국 문화권이 아니라 몽골입니다. 한마디로 싹수 있는 애제자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저 나름대로 졸업 이후에 나름대로 삶을 열심히 살아 온 이 여애(愛)제자가 왠지 자랑스러워서 그 치열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극찬해 주었습니다.

드링크제는 즉시, 동료 교수들과 나눠 마셨습니다. 이게 바로 교육의 힘입니다. 자랑이냐고요? 예, 자랑 맞습니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그 드링크제는 그 다음날 27일 금요일까지 여유있게 실컷 마셨습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는 여애(愛)제자가 선물해 준 드링크제를 이틀 동안 여유롭게 마셔댔다.

일찍이,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에 살았던, 우리에게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로 잘 알려져 있는, 관자(管子, 기원전 약 725~645년, 이름은 이오=夷吾, 자는 중=仲)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一年之计, 莫如树谷(yīnián zhìjì mòrú shùgǔ=이녠 즈지 모루슈구),

1년을  계획하려면  곡식을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고,
十年之计, 莫如树木(shínían zhìjì , mòrú shùmù=스녠 즈지 모루 슈무)
10년을 계획하려면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으며,
百年之计, 莫如树人(bǎinían zhìjì mòrú shùrén=빠이녠 즈지 모루슈런)
100년을 계획하려면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느니라."

▲중국 관자(管子)의 명언은 올해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토요일 칭화대(淸華大)에서 행한 연설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요컨대, 관자(管子)의 말인즉슨 "곡식을 심으면 일 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 년 뒤에나 결실을 맺는 법이나, 인재를 양성하면 백 년 후가 든든하다!"라는 게 그 핵심 요지일 겁니다.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과 인연을 맺은 이래, 제가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애(愛)제자들을 줄기차게 길러내는 곡절이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몽골 우호 증진의 백년대계를 위한 거룩한 사명임을 굳게 믿습니다.

저는 오늘 28일 토요일 오후부터 사실상 자유의 몸입니다. 하지만, 29일 일요일 저녁 6시에 선진 그랜드 호텔(UB Sunjin Grand Hotel)에서 거행되는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단 송년회와, 오는 1월 1일 수요일 UB 블루 스카이 타워 빌딩(Blue Sky Tower Building) 1층 대연회장에서 진행되는 몽골한인회(KAIM) 주최 2014년 신년하례회 취재 일정을 소화해야 비로소 몽골 국내에로든, 몽골 국외에로든, 수도인 UB 밖 어디에로든 움직일 수 있겠습니다.

지난 26일 목요일 오후에 전화로 KBS 한민족제1방송의 '한민족 하나로' 프로그램에 출연해 몽골 소식 녹음을 떴고, 현재,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의 신년사와 몽골상공회의소 회장의 신년사를 확보해 몽골한인회(KAIM) 주최 2014년 신년하례회 보도 기사를 준비 중입니다. 아직 몽골한인회 회장 신년사는 확보하지 못했으나, 오늘 전자 우편으로 받을 예정입니다.


아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몽골 현지의 2013년이 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새로 다가오는 2014년 새해가, 몽골 한인 사회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운이 더욱 크게 융성하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