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체류 글모음

몽골 귀임 완료

alexalex 2013. 9. 1. 21:22

지난 8월 31일 밤비행기로 몽골로 무사히 되돌아왔습니다.
해마다 태풍 때문에 몽골 귀환에 마음을 졸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엔 제15호 태풍 '콩레이' 때문에 출국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에 그야말로 노심초사했고, 설령 뜨더라도 태풍에 쳐박히지나 않을는지에 촉각이 곤두섰었습니다. 하지만, 제15호 태풍 '콩레이'는 지난 31일 새벽 3시 서귀포 동남동쪽 약 170km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궤멸됐습니다. 그야말로, 1919년의 기미독립선언서(己未 獨立 宣言書)에 기록된 것처럼, '천 백세(千百世) 조령(祖靈)이 음우(陰佑)하며 전세계(全世界) 기운(氣運)이 외호(外護)한 덕분'
임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서기 2013년 8월 31일 밤 11시를 넘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소재 칭기즈칸국제공항 전경.
 
당초, 한국 시각 저녁 7시 55분(몽골 시각 저녁 6시 55분)에 이륙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 867편 여객기는 저녁 8시 20분에서야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몽골 시각 10시 38분(한국 시각 11시 38분)에 몽골 칭기즈칸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몽골 칭기즈칸국제공항에서 몽골 입국 수속을 마치고 거리를 나서니 시각은 밤 11시(한국 시각 밤 12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제 숙소(몽골인문대학교 교수 생활관 3층)에 도착하니, 몽골 현지 시각은 8월 31일 24시를 넘어 어느덧 9월 1일 0시대로 접어들어 있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서니 제 방 응접실과 침대가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습니다. 생활관 당번 아주머니의 당연한 의무이겠으나 이럴 때마다 제가 느끼는 건 감사의 마음입니다. 월요일에 만나면 활력 충전 음료수 '박카스' 한 상자를 살포시 안겨야겠습니다.
 
당번 아주머니가 깔끔하게 정돈해 둔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 생활관 소재 글쓴이 방 전용 응접실.
 
사실, 울란바토르 시내 아파트에서 생활을 한 적도 있습니다만, 단독 부임인 제 경우에는 주거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건 사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주거비는 제가 재직 중인 몽골인문대학교 부담입니다. 게다가  당번 아주머니가 교수 생활관 정문을 단단히 지키니 쓸데없이 저에게 시비를 걸거나 저를 귀찮게 하는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당번 아주머니가 깔끔하게 정돈해 둔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 생활관 소재 글쓴이 방 전용 침대.
 
이에 앞서, 지난 8월 31일 오후, 출국을 위한 탑승 수속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3층에 도착한 저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 수속을 마친 뒤,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을 위해 곧바로 F구역 옆에 있는 법무부 자동출입국 심사 등록센터로 직행했습니다.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 3층 소재 법무부 자동출입국 심사 등록센터 전경. 바로 옆에 외환은행 카운터가 있어 환전에 제격이다.

미리 제 지문과 얼굴 정보를 등록해 놓고, 대면 심사 없이 비행기에 오르기 위함입니다. 사실, 출입국 심사 때 출국자들이 개떼럼 늘어서서 서 있는 풍경이 영 마음에 아니 들었습니다. 법무부 자동출입국 심사 등록센터에 들어가서, 번호표를 뽑고 여권을 준비하고 순서를 기다린 뒤, 양쪽 검지 지문을 등록하고 사진 한 방 찍으면 끝입니다.

법무부 자동출입국 심사 등록센터의 등록 확인 스티커가 글쓴이 전용 대한민국 여권에 부착됐다.
 
좌우지간, 앞으로 7년 동안은 저는 출입국 심사장에 쓸데없이 개떼처럼 쭉 늘어서서 서 있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법무부 자동출입국 심사 등록센터를 나서니 바로 옆에 외환은행이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 돈과 (일본 방문 때 사용했던) 엔화 할 것 없이 모조리 미국 달러로 바꾸어버렸습니다. 차후에 있을 미국 방문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행기 탑승 개시 시각까지 30분 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허기가 졌습니다. 피피카드(Priority Pass Card)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카드입니다.
 
 
즉시 4층 허브 라운지로 올라갔습니다. 한식, 양식, 각종 음료수, 맥주, 과일, 아이스크림, 심지어 컵라면까지 구비돼 있었습니다. 피피카드(Priority Pass Card)를 제시하고 공짜로 유유히 배를 채웠습니다. 피피카드(Priority Pass Card)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카드입니다.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 4층 소재 허브 라운지  
 
그렇게 출국 수속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식구들과 잠시 안녕입니다. 모르지요. 영별이 될는지도요.

몽골 칭기즈칸국제공항에서 몽골 입국 수속을 마치고 거리를 나선 2013년 8월 31일 밤 11시(한국 시각 밤 12시) 몽골 날씨는 서늘했습니다.
 
이젠 몽골은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아니죠! '하늘에다 대고 고약한 말을 하면 몸이 마비가 된다'입니다. ㅋㅋㅋ....
 
이 좋은 가을날, 한 번 날 잡아서 몽골 들판으로 나가 보지요. 갓 짜낸 신선한 말젖을 배 터지게 마셔 보고, 호기있게 말에 올라 몽골 초원을 누벼보렵니다. 자, 이렇게 치열한 몽골에서의 제 삶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덧글 1몽골 칭기즈칸국제공항에 도착해 제 몽골 휴대전화를 켜니, 지난 8월 27일 손정일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사건 사고 담당 영사가 제게 보낸 몽더임(몽골과 더불어 살기 모임) 관련 메시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 제 몽골 휴대전화가 발신은 아니 되고 수신만 되는 상태입니다. 오늘이 일요일이니 내일 조치해서 몽골 한인 동포들과 통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몽더임(몽골과 더불어 살기 모임) 소식은 제가 지난 8월 27일 화요일 오후 한국방송공사(KBS=Korean Broadcasting System, 사장 길환영) 한민족제1방송의 프로그램인 '한민족 하나로'의 일요초대석에 출연하여 방송에서 언급을 하였습니다. 9월 15일 방송되는 즉시 편집해서 지구촌에 널리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2지난 8월 대한민국에서 열린 2013년 재외 한국어 교육자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세계 각국의 현지 교육 기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자(교수 및 교사)들 간의 상호 협력과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와트크=WATK=World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가 지난 8월 16일 금요일 오후 2시 30분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와트크=WATK=World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의 공식 출범 소식도 제가 지난 8월 27일 화요일 오후 한국방송공사(KBS=Korean Broadcasting System, 사장 길환영) 한민족제1방송의 프로그램인 '한민족 하나로'의 일요초대석에 출연하여 방송에서 언급을 하였습니다. 이것도 9월 15일 방송되는 즉시 편집해서 지구촌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3 : 국제학술대회 신분증과 국제교사증을 확실하게 챙겼습니다.  저는 공식 문서나 신분증을 함부로 아니 버립니다.  언젠가는 단단히 써 먹을 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국제교사증(ITIC=International Teacher / Professor Identity Card)은 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국제교사증으로서 ISTC(국제학생여행연맹)의 주관 아래 전 세계 120여개 국가의 교수와 교직원에 발급되고 있습니다. '외환-ITIC(국제교사증) 카드'의 발급 자격은 교육부가 지정한 정규 교육 기관에 재직 중인 자로서 초, 중, 고, 대학(원) 교사 및 학생 인솔 책임 업무를 수행하는 자격을 가진 정식 교직원, 외국인 교사 비자를 취득한 자 등이며,  ITIC 소지자는 해외에서 이를 제시함으로써 교사 신분을 증명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교사증도 발급 받아 두면 언젠가는 단단히 써 먹을 날이 올 것입니다.
 
 
 
덧글 4 : 인천국제공항 3층 체크인 카운터에서 몽골인문대학교(UHM) 출신의 제 애(愛)제자 아마르사나(Amarsanaa) 군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서울에 잠시, 통역 업무 차 방문했다가 몽골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기뻤습니다. 이 제 애(愛)제자는 지난해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떠났다가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저와 특별한 교분이 있는) 이횡권 국립라스팔마스대학교 교수 댁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했던 친(親)한파입니다. 이 애(愛)제자도 어느덧 중년에 접어듭니다. 굳이 제 옆좌석을 고집하더니, 몽골에 도착해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데) '공항에서 교수님 숙소까지 모시겠다'고 스승을 깍듯하게 배려해 저를 감격하게 만들었습니다. 부디, 이런 예의가 바른 애(愛)제자들을 통해 한-몽골 교류 관계가 더욱 성공적으로 증진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글쓴이가 인천국제공항 3층 체크인 카운터에서 우연히 만난 몽골인문대학교(UHM) 출신의 애(愛)제자 아마르사나(Amarsanaa) 군(오른쪽)이 글쓴이 옆에 섰다. 

덧글 5 : 영양제를 챙겨왔습니다. '센트룸'하고 '정관장 봉밀절편홍삼'입니다. 분명히, "젊은 사람(놈)이 무슨 영양제! 난 지금껏 찬물에 냉수욕해도 감기 생전 한 번 안 걸렸어!"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지전능한 열혈남아들이 있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변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마르고 닳도록 임자 옥체나 길이길이 보전하세요!" 사람의 몸은 무쇠가 아닙니다.
 

  

  

 

[독일의 시]Herbsttag(가을날)

Rainer Maria Rilke(라이너 마리아 릴케, 1875-1926)
한글 다듬고 번역하기 : 강 옵서버

Herr, es ist Zeit. Der Sommer war sehr groß.
[헤어, 에스 이스트 자이트. 데어 좀머 바 제어 그로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Leg deinen Schatten auf die Sonnenuhren,
[레그 다이넨 샤텐 아웊 디 존네누어렌,]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어 주시고)
und auf den Fluren laß die Winde los.
[운트 아웊 덴 플루렌 라스 디 빈데 로스.]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Befiehl den letzten Früchten, voll zu sein;
[베필 덴 렛쯔텐 프뤼흐텐, 폴 주 자인;]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시고)
gib ihnen noch zwei südlichere Tage,
[기프 이넨 노흐 쯔바이 주들리헤레 타게]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drange sie zur Vollendung hin, und jage
[드랑에 지 주어 폴렌둥 힌, 운트 야게]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die letzte Süße in den schweren Wein.
[디 렛쯔테 주쎄 인 덴 슈베렌 바인]
(강렬한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베어 옛쯔트 카인 하우스 핫, 바우트 지히 카이네스 메어]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Wer jetzt allein ist, wird es lange bleiben,
[베어 옛쯔트 알라인 이스트, 비르트 에스 랑에 블라이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wird wachen, lesen, lange Briefe schreiben
[비르트 바헨, 레젠, 랑에 브리페 슈라이벤]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und wird in den Alleen hin und her
[운트 비르트 인 덴 알린 힌 운트 헤어]
(가로수들 사이를 이리저리)
unruhig wandern, wenn die Blätter treiben.
[운루히히 반데른, 벤 디 블래터 트라이벤.]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