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 수교 초기 1990년대 애제자 게. 오윤바트(G. Oyunbat) 양은 페이스 북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분명히 오늘이 12월 10일이니 생일은 맞는데, 미역국을 먹고 싶지가 않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미역국은 어머니가 드셔야 하는 게 맞습디다. 왜냐. 출산 시에 피를 흘린 건 제가 아니라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출혈 없이 아기를 낳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동정녀(童貞女) 마리아(Virgin Mary) 출현 이후,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두 번째 해외 토픽 감일 터입니다.
사실은, 지난 12월 8일 금요일 오후에, 한자 쓰기 및 번역 과목 학기말 시험을 마친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4학년 애제자들과 한국 식당 "솔롱고 레스토랑"에서 조촐하게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한자 쓰기 및 번역 과목 학기말 시험에 나선 애제자들 표정이 진지합니다.
한자 쓰기 및 번역 과목 학기말 시험을 마친 애제자들이 한국 식당 "솔롱고 레스토랑"에 모였습니다.
오는 12월 30일에 생일을 맞는 베. 아니르마 양(오른쪽)과 같이 케이크 촛불을 껐습니다.
베. 하탄톨 양(왼쪽)과 엘. 노민졸 양(오른쪽)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윽고, 점심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얼큰한 김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애제자들이 주문한 음식들을 보니 제육볶음, 돌솥비빔밥, 포크 커틀릿, 초마면 등 다양했습니다.
초마면(<=짬뽕)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젓가락질 못 하면 먹기 곤란한 음식입니다.
제 우려와는 달리, 포크와 나이프가 일상인 몽골 국민들인데도, 젓가락질을 잘 하더군요. 역시 제 애제자들답습니다.
한편, 그 하루 전인 지난 12월 7일 목요일 오후에는, 한국문학 작품 번역 과목 학기말 시험을 마친 몽골 후레대학교(Huree UICT) 기술한국어과 4학년 애제자들과 케이크를 나눠 먹었습니다. 이것의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다음 주가 학기말 시험 기간인데, 다음 주 내내 다른 과목 시험 준비에 바쁠 애제자들을 고려해, 지난 주에 "한국문학 번역" 과목 만큼은 학기말 시험을 이번 주에 치르기로 했습니다.
하여, 12월 7일 목요일 오전에 시험지 들고 털레털레(몹시 지친 모습으로 힘없이 건들거리며 걷거나 행동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강의실에 들어서니 애제자들이 강의실 불을 꺼놓았습디다. “불 당장 켜지 못 할까?” 야단을 치려는데 케이크가 턱 하니 등장하면서, 갑자기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애제자 엠. 아노다리(M. Anudari) 양이 깜짝 케이크를 건넸습니다.
불 켜진 케이크를 들고 황당하게 서 있으려니 과대표 오. 찬찰돌람 양이 잽싸게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었던 모양입니다. 12월 7일 목요일 오후 무렵에 페이스 북에 잠시 들어 갔더니 오. 찬찰돌람 양의 축하 인사와 함께 동영상이 제게 도착해 있더군요.
요컨대, 제가 지난 9월 첫강의 시간에 “내 휴대전화 번호 알려 줄 터이니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해라! 뒷자리 숫자 1210은 내 생일을 뜻하는 것이다! 쉽지?” 했는데, 애제자들이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12월 7일 목요일 오전 생일 케이크를 준비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