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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3:0으로 완파

alexalex 2013. 3. 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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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3:0으로 완파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감독, 남북 감독 지략(智略) 대결에서 완승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기사입력  2013/03/24 [03:20]
【울란바토르(몽골)=브레이크뉴스 강원평창2018】


몽골에서 2013년 몽골 춘계 전국 남녀 배구 클럽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몽골 에나코레(대한민국 외래어표기법에 충실히 따랐음, Enacoree)여자배구단이 지난 3월 23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보얀트오하(Buyant Ukhaa) 종합 경기장에서 벌어진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을 세트 스코어 3:0(1세트 : 25:23, 2세트 : 25:20, 3세트 : 25:23)으로 완파했다.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경기가 열린 보얀트오하(Buyant Ukhaa) 종합 경기장에 내걸린 양국 국기가 이채롭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경기 개시 시각을 기다리며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감독이 관중석에 앉아 코트를 응시하고 있다. 입을 꽉 다문 정용하 감독은 전장(戰場)에 나선 장수(將帥)처럼 경기 종료 때까지 좀처럼 표정을 풀지 않았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정용하 감독은 대한민국 남자 배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자 대한민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지장(智將)이다. 이로써, 정용하 감독은 남북 감독 지략(智略) 대결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창출했다.

∎북한 4.25체육단<편집자 주_註>
4.25체육단이란 북한 평양에 위치한 체육 업무를 전담하는 북한 인민무력부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국방부) 산하 체육부대로서, 북한 내 최고 엘리트 체육 군인들만이 선발되어 활동할 수 있는 곳이다. 각종 종목의 우수 선수들이 4.25체육단 대표 선수로 활동 중이며 배구의 경우도 4.25체육단 산하 배구팀이 운영 중이다. 4.25란 4월 25일이 북한 인민군 창설 기념일이라고 붙여놓은 명칭이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이 정식 창설된 건 1948년 2월 8일의 일이라, 원래 2.8절이라 하여 2월 8일이 북한 정규 인민군 창설 기념일이었으나, 1956년 8월 종파 사건 이후, 김일성의 전제 체제로 북한 사회가 개편되면서 1948년 2월 8일 이전부터 인민군의 모태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정신 승리가 이루어졌고, 북한 역사가들의 연구 끝에 1932년 4월 25일 김일성이 조직한 안도 유격대가 창설되었으며, 안도 유격대가 인민군의 모태라고 확정 지음에 따라, 1978년부터 4월 25일이 북한 인민군 창설 기념일로 확정되었다. 이후 북한엔 4.25체육단, 4.25영화관, 4.25이발소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여기서 4.25란 인민무력부가 관리하고 북한 인민군들이 관리, 이용하는 시설 일체를 가리키는 의미로 정착되었다. 한편, 북한 4.25체육단은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체육부대이므로 당연히 전원이 북한 인민군 장교이다. 따라서, 당연히 이 인사들이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건 국가보안법 제3조 위반으로 즉시 구속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다만, 축구의 A매치 같은 경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치적 중립을 축구의 원칙으로 못박아 놓은 덕분인지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한하여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나, 전, 현직 4.25체육단 소속 체육계 인사들이 대한민국에 개인 자격으로 입국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다. 예컨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전 경력이 있는, (4.25체육단에 소속되었던) 홍영조, 지윤남 같은 북한 축구 선수들이 대한민국의 K리그에 와서 뛰는 광경은 당분간은 꿈으로만 간직하는 게 옳을 듯하다.

▲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감독이 전수한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분홍색 상의, 왼쪽)의 1세트 첫 서브가 적진(敵陣)에 서브 포인트로 강력하게 꽂히면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진영은 포탄의 불바다로 초토화(焦土化)됐다. 아래쪽 오른편에 정용하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감독의 뒷모습이 보인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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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대(對)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간의 친선 경기 진행은 1시간이상이나 지연되는 등 애초 순조롭지 않았다. 사태의 발단은, 몽골 여자 배구 수준을 한 수 아래로 봤던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이 불과 하루 전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보다 한 수 아래인 몽골의 오르하이친(Uurkhaichin)여자배구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몽골 실업 팀과의 친선 경기 3연승 끝에 첫 1패를 기록하면서부터였다.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측으로서는 1패를 당했던 몽골의 오르하이친(Uurkhaichin)여자배구단보다 한 수 위에다가,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의 친선 경기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일 것은 불문가지일 터.

▲ 친선 경기 개시 전, ‘(북한팀을) 꺾고 싶냐?(ялмаар байна уу?)’는 본 기자의 질문에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주장을 맡고 있는 12번 뭉흐우일스(Munkh-uils) 선수의 답변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꺾고 싶다!(ялмаар байна!)"라는 당찬 다짐으로 되돌아 나왔다. 옅웃음 뒤에 숨겨진 뭉흐우일스 선수의 승부욕(勝負慾)이 아름답다. 앞으로 대한민국 팀들도 바짝 긴장해야 할 듯하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사정이 이에 이름에, 아니나 다를까.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은 돌연, 북한 선수들의 부상을 이유로 몽골 선수 3명+북한 선수 3명을 섞은 뒤, 몽골-북한 선수 연합팀을 2팀으로 만들어 친선 경기를 진행하자는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면서도 괴상망측한 복안(腹案)을 들고 나왔다.

▲ 장지홍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단장과 사령탑 정용하 감독이 경기 지연에 대한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사태가 이렇게 되자, 어안이 벙벙해진 건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측이 아니라 몽골배구협회 측이었다.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을 몽골에 초청한 몽골배구협회 측이 더 황당했을 터였다. 발끈한 몽골배구협회가 ‘동네 배구도 아니고, 양국 공식 친선 경기를 이런 식으로 밖에 처리할 수 없는가?’라는 강력 항의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에 전달하면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은 백기 투항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결국 몽골배구협회의 요구대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은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의 친선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요컨대, 스타일 다 구기고 원점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이로 인해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경기가 1시간 정도 지연됐다.

▲ 경기 개시가 지연된 끝에 박수길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감독(맨오른쪽)이 선수단을 이끌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선수들이 러닝(running)으로 몸을 풀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선수들이 러닝(running)으로 몸을 풀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간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 양측 사령탑이 상견례를 가졌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간의 경기 직전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간의 경기 직전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울란바토르 보얀트오하(Buyant Ukhaa) 종합 경기장에서 벌어진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경기 개시 직전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 겸 본지 몽골 특파원)가 현장에 섰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돌이켜보면, 1980년대에 북한 배구 선수들이 몽골에서 개최된 대회에 참여한 바 있었으나, 최근 북한 팀은 최근 아시아 대회에도 거의 출전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몽골배구협회의 초청으로 몽골 원정을 감행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존재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선수 구성에 맞게 육체 훈련 비중을 높이고 그에 입각하여 팀 전술 체계를 짜고 들며 사상전, 기술전, 투지전으로 매 경기에 임하도록 선수들을 이끈다’던 북한 4.25체육단이 지향하는 전략, 전술은 어디에다 팔아 먹었는지를.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경기 1.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경기 2.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과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의 경기 3.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대(對)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경기 결과>
3:0(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승)
1세트-25:23 몽골 승
2세트-25:20 몽골 승
3세트-25:23 몽골 승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
단장 : 장지홍
감독 : 정용학
코치 : 헤를렌(Kherlen)
등번호 1번 : 홍고르졸(Khongorzul)
등번호 2번 : 바트자르갈(Batjargal)
등번호 3번 : 푸레브수렌(Purevsuren)
등번호 4번 : 푸레브자르갈(Purevjargal)
등번호 5번 : 나란치메그(Naranchimeg)
등번호 6번 : 엥흐자야(Enkhzayaa)
등번호 7번 : 미치드마(Michidmaa)
등번호 8번 : 엥흐사이한(Enkhsaikhan)
등번호 9번 : 오트곤체체그(Otgontsetseg)
등번호 10번 : 할리온(Khaliun)
등번호 11번 : 오돈소브드(Odonsovd)
등번호 12번 : 뭉흐우일스(Munkh-uils)
등번호 13번 : 오란치메그(Oranchimeg)
등번호 14번 : 푸레브자르갈(Purevjargal)
등번호 16번 : 오스곤타미르(Osgontamir)
등번호 18번 : 오돈치메그(Odonchimeg)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
책임 감독 : 박수길
등번호 1번 : 한옥주
등번호 2번 : 조향미
등번호 3번 : 임향
등번호 4번 : 김수경
등번호 5번 : 최수정
등번호 6번 : 방송미
등번호 7번 : 박현아
등번호 8번 : 이용옥
등번호 9번 : 장금복
등번호 11번 : 김향금

대한민국 국적의 정용하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이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북한 4.25체육단 여자배구팀을 세트 스코어 3:0(1세트 : 25:23, 2세트 : 25:20, 3세트 : 25:23)으로 완파하며, 남북 감독 지략(智略) 대결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창출한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실업팀과 몽골 에나코레(Enacoree)여자배구단의 멋진 대결도 기대해 볼만하다.

▲ 2013년 몽골 춘계 전국 남녀 배구 클럽 선수권 대회가 진행 중인 몽골 울란바토르 보얀트오하(Buyant Ukhaa) 종합 경기장에 내걸린 현수막.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3년 몽골 춘계 전국 남녀 배구 클럽 선수권 대회 상금은 총 2천만 투그리크(Tugrik=몽골 화폐 단위, 1원=1.24투그리크)이며, 대회 우승팀은 5백만 투그리크(Tugrik=몽골 화폐 단위, 1원=1.24투그리크), 준우승팀 3백만 투그리크(Tugrik=몽골 화폐 단위, 1원=1.24투그리크), 3위팀은 150만 투그리크(Tugrik=몽골 화폐 단위, 1원=1.24투그리크)의 상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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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us, Altius, Fortius (Faster, Higher, Stronger)
<편집자주> 국제 회의 동시 통역사인 알렉스 강 기자는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에 입국했으며, 현재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로서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꿈나무들을 길러내는 한편, KBS 라디오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에 몽골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사입력: 2013/03/24 [03:20] 최종편집: ⓒ 2018breaknews.com